지진 직후 10분은 뛰어다니기보다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시간이다. 아래 시간 표시는 과학적 골든타임이 아니라 확인 순서를 기억하기 쉽게 나눈 것이다. 실제 소요 시간은 상황마다 다르다. 몇 분이 지났는지보다 무엇을 먼저 확인하는지가 중요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실내에서 미리 안전지대(튼튼한 탁자 등)를 파악해 두는 사전 준비를 지진 대응의 기본으로 안내한다. 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전제로, 흔들림이 시작된 순간부터 이어지는 확인 순서를 따라가 본다.
0분 — 흔들리는 동안 출구로 뛰지 않는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Ready.gov는 이 순간을 “Drop, Cover, Hold On”으로 정리한다. 낮은 자세를 취하고 머리와 목을 가린 채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그 자리를 붙잡는 동작이다. FEMA의 지역사회 비상대응팀(CERT) 해저드 부록은 구체적인 금지 행동도 제시한다. 머리와 목부터 보호하고, 은폐물까지 필요한 만큼만 움직인다. 출입구에 서 있거나 흔들리는 동안 밖으로 뛰지 않는다. 창문과 넘어지거나 떨어질 수 있는 무거운 물체도 피한다.

실내에 있었다면 이 원칙은 하나로 요약된다. Ready.gov가 명시하듯, 흔들릴 때 실내에 있었다면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실내에 머무는 것이 기본이다.
1분 — 신발과 불빛을 확보한다
흔들림이 멎으면 바닥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국민안전24는 실내에 두꺼운 신발을 미리 두어 흔들림 후 유리와 잔해로부터 발을 보호하라고 안내한다. 맨발로 어두운 실내를 걷다가 다치는 사례는 흔들림 자체보다 이 직후 몇 분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손전등이나 휴대전화 조명을 손이 닿는 곳에 두는 것도 같은 이유다.
3분 — 화재와 가스 누출을 분리해 확인한다
다음 확인은 불과 가스다. 국민안전24는 흔들림이 멈추면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하라고 명시한다. 눈에 보이는 불이나 가스 냄새 같은 위험 징후가 있다면 전기·가스 설비를 직접 조작하려 하지 말고 그 자리를 벗어나 신고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위험이므로 하나를 확인했다고 다른 하나를 건너뛰면 안 된다.
5분 — 다친 사람과 이동 경로를 확인한다
주변에 다친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어떤 경로가 안전한지를 함께 살핀다. Ready.gov는 손상된 건물을 피하고 공식 정보를 계속 확인하라고 안내하는데, 이는 건물 자체를 스스로 안전하다고 판정하라는 뜻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손상과 위험 신호를 근거로 이동 여부를 정하라는 뜻이다.
심하게 다친 사람이 있다면 이동보다 응급 신고와 지혈이 먼저다. 「대량 출혈」 모듈은 그 구체적인 절차를 다룬다.
10분 — 여진 전에 머물 곳을 정한다
마지막 확인은 다음 흔들림에 대비하는 것이다. 대피를 결정했다면 국민안전24의 안내대로 두꺼운 신발을 갖추고, 여진 가능성은 USGS와 Ready.gov가 강조하는 대비 원칙임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남기로 했다면 Ready.gov의 실내 체류 원칙대로 안전이 확인된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 어느 쪽이든 이 시점부터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보다 “어디서 다음 흔들림을 맞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10분 안에 확인해야 할 것들은 여기서 끝나지만, 그다음부터는 다른 종류의 준비가 필요하다. 통신이 끊기면 가족과의 연락 순서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하고, 그 계획은 이 시나리오의 「비상 통신」 모듈에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