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흔들림 그 자체지만, 실제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경로는 대개 그 이후에 열린다. 넘어지는 가구, 깨진 유리, 꺼지지 않은 불, 새는 가스, 금이 간 건물, 그리고 뒤따르는 여진까지 — 위협은 하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얼굴을 바꾼다. 행정안전부(국민안전24)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지침은 이 순서를 각자의 관할에서 비슷하게 정리해 두었다.
흔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FEMA의 Ready.gov는 낮은 자세를 취하고 머리와 목을 가린 채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붙잡는 동작을 “Drop, Cover, Hold On”으로, 국민안전24는 튼튼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는 동작으로 안내한다. 흔들림이 멎은 뒤에야 비로소 신발을 챙기고 다음 판단으로 넘어갈 수 있다.

흔들리는 동안 — 이동하지 말고 머리와 목을 지킨다
흔들리는 몇십 초 동안 가장 위험한 것은 지진 자체가 아니라 넘어지는 가구와 떨어지는 물건이다. Ready.gov는 실내에 있었다면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그 자리에 머무르라고 명시한다. 국민안전24 역시 튼튼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는 동작을 첫 행동으로 안내한다. 두 지침은 표현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 뛰어나가지 말고, 낮은 자세로 머리와 목을 먼저 지키라는 것이다.
멈춘 직후 — 불과 유리와 가스를 먼저 본다
흔들림이 멎으면 시선을 옮겨야 한다. 국민안전24 지침은 흔들림이 멈춘 뒤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하라고 안내한다. 전기·가스 설비를 직접 조작하려 하지 말고, 깨진 유리와 낙하물을 피해 이동 경로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피를 결정했다면 두꺼운 신발을 갖추는 것도 같은 지침이 강조하는 부분이며, 여진 가능성은 USGS와 Ready.gov가 별도로 안내하는 대비 원칙이다.
밖으로 나갈 것인가 — 건물보다 이동 경로까지 판단한다
지금 있는 건물이 안전한지는 비전문가가 그 자리에서 확정할 수 없는 판단이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물어야 할 것은 “이 건물이 안전한가”가 아니라 관찰 가능한 신호들이다. 벽에 큰 균열이나 기울어짐, 천장 붕괴 같은 뚜렷한 손상이 있는가, 불이나 가스 냄새가 나는가, 지금 있는 자리에 깨진 유리나 떨어질 물건이 있는가, 그리고 공식 대피 지시가 내려졌는가. 이 네 가지 신호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대피 쪽으로, 그렇지 않다면 자리를 지키며 계속 살피는 쪽으로 판단이 갈린다.
Ready.gov는 손상된 건물을 피하고 공식 정보를 계속 확인하라고 안내하는데, 이 역시 같은 원칙이다.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스스로 판정하려 하지 말고, 관찰할 수 있는 위험 신호와 공식 지시를 기준으로 움직이라는 것이다.
첫 24시간 — 여진과 단절된 기반시설에 대비한다
폭발적인 위협이 지나가도 안전은 자동으로 오지 않는다. USGS의 여진 예보 개요는 본진 이후 여진이 이어질 수 있으며,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공식 예보가 시간이 지나며 계속 갱신된다고 설명한다(다만 이 예보의 구체적 확률 수치는 상황마다 달라 이 글에서 인용하지 않는다). Ready.gov 역시 흔들림이 멈춘 뒤 여진에 대비하고, 손상된 건물을 피하며, 공식 정보를 계속 확인하라고 반복해서 안내한다.
이 24시간 동안 필요한 지식은 지진 자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전과 통신 장애가 겹치면 가족과의 연락 순서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하고, 심한 부상자가 있다면 구조가 오기 전 직접 압박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어지는 「지진 직후 10분」과 관련 모듈들은 그 두 가지를 각각 다룬다. 생존 창은 흔들리는 순간부터 여진과 손상된 기반시설이 정리되는 첫 24시간 안팎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