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은 전구가 꺼지는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대개 전기가 없다는 사실을 보완하려는 행동이다. 실내에서 숯불이나 휴대용 발전기를 돌리고, 가스레인지로 난방하고, 냉장고를 반복해서 여는 순간 새로운 위험이 생긴다. 산소가 부족한 밀폐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냄새도 색도 없다.

첫 10분 — 전원보다 사람을 확인한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혔는지, 산소발생기·인공호흡기·전동휠체어처럼 전원이 필요한 의료기기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CDC는 대규모 재난에 따른 정전이 가정용 의료기기에 의존하는 사람에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끼되, 의료기기 백업 전원과 지역 대피소 정보 확인에는 망설이지 않는다.
차단기가 내려간 단순 고장인지 지역 정전인지 구분한다. 타는 냄새, 스파크, 침수된 배전반이 보이면 손대지 않는다. 전원이 갑자기 돌아올 때 생기는 서지에 대비해 민감한 전자제품은 플러그를 뽑아 둔다.
첫 4시간 — 냉장고 문을 닫는다
식품을 살피겠다고 문을 여는 행동이 오히려 안전 시간을 줄인다. CDC와 FEMA의 기준은 단순하다. 문을 닫아 둔 냉장고는 약 4시간, 반만 찬 냉동고는 약 24시간, 가득 찬 냉동고는 약 48시간 동안 안전한 온도를 유지한다.
정전 시간을 기록해 둔다. 4시간이 지났다면 육류, 생선, 달걀, 우유, 조리된 음식 같은 냉장 부패 식품은 냄새나 맛으로 판정하지 않는다. CDC는 맛을 보아 안전성을 확인하지 말라고 명시한다. 얼음 결정이 남아 있고 냉장 상태만큼 차가운 냉동 식품은 다시 얼리거나 조리할 수 있지만, 이미 해동된 부패 식품은 버린다.
발전기는 실외에서도 거리가 필요하다
휴대용 발전기, 숯불, 캠핑 스토브, 자동차 엔진을 집·지하실·차고 안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문과 창문을 열어 두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CDC 기준은 발전기를 창문, 문, 환기구에서 최소 20피트(약 6m) 떨어진 실외에 두는 것이다. 연장선도 이 거리를 확보할 만큼 길어야 한다.
두통, 어지럼, 쇠약, 메스꺼움, 구토, 가슴 통증, 혼란은 일산화탄소 중독 신호일 수 있다. 같은 공간에 있던 여러 사람이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 즉시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나가 긴급 도움을 요청한다. 잠든 사람과 술을 마신 사람은 증상을 알아차리기 전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
24시간 이후 — 집이 더 이상 안전한지 다시 판단한다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집 안에 머무는 것이 항상 가장 안전하지 않다. 냉난방이 멈춰 실내 온도가 위험해지거나, 의료기기 백업 전원이 바닥나거나, 급수 경보가 내려졌다면 냉난방이 되는 공공시설이나 대피소로 이동한다. 이동 여부는 해가 지기 전에 정한다. 어두워진 뒤 계단과 도로를 이동하면 낙상과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다.
배터리 라디오나 지자체 재난 알림으로 복구 예상 시간, 급수 상태, 대피소 위치를 확인한다. 정확한 복구 시각이 나오지 않는다면 ‘곧 돌아오겠지’라는 기대보다 남은 물, 약, 배터리와 실내 온도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