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대피는 무너지는 비탈을 본 뒤 시작하는 일이 아니다. 경보, 비의 지속 시간, 집과 도로의 작은 변화 중 하나라도 위험 쪽으로 움직일 때 대피 준비를 실행하고, 둘 이상이 겹치면 더 이른 쪽으로 판단한다.
예측정보와 지자체 예보의 역할을 구분한다
산림청 예측정보는 기상청 강우로 토양 안 물의 양을 추정해 지방자치단체의 상황 판단을 돕는다. 권역별 토양함수지수 80%와 100%는 각각 주의보·경보 판단에 쓰이는 기준이지만, 내 집 비탈이 안전한 시간을 뜻하지 않는다.
실제 예보는 예측정보와 기상 상황, 지역 여건을 종합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발령한다. 재난문자, 산사태정보시스템과 지자체 안내를 함께 보고 대피 지시가 오면 현장을 확인하러 나가지 않는다.
집과 길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새로 생긴 땅·벽·도로의 균열, 평소 없던 샘물과 배수 흐름, 기운 나무·담장·전신주, 돌 부딪치는 소리, 갑자기 걸리는 문과 창문은 신고하고 떠날 신호다. 계곡물이 갑자기 불거나 줄고 흙탕물이 짙어지는 변화도 상류의 토사 이동이나 막힘을 뜻할 수 있다.

징후를 가까이에서 촬영하거나 배수로를 고치러 비탈에 올라가지 않는다. 안전한 위치에서 119나 지자체에 장소와 변화를 전달한다.
밤과 도로 단절보다 먼저 이동한다
어두워지면 균열과 낙석을 보기 어렵고, 비가 더 강해지면 도로가 끊기거나 차량이 계곡과 낮은 길에 갇힐 수 있다. 위험지역에 사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신부와 반려동물은 경보가 최고 단계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길과 시야가 남아 있을 때 먼저 이동한다.
목적지는 산비탈 아래나 계곡 건너편이 아니라 지자체가 안내한 대피소 또는 경사면과 물길에서 떨어진 단단한 높은 지대다. 산길 지름길과 하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은 피한다.
들고 나갈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한다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 신분증·복용약·물·얇은 방수의류·손전등을 작은 가방에 넣고 튼튼한 신발을 신는다. 차량 열쇠를 찾거나 가구를 옮기느라 출발을 늦추지 않는다. 가족은 한 연락 담당자와 집결지를 정하고 통화가 몰릴 때는 문자를 쓴다.
대피 뒤에는 ‘잠깐 확인’하러 돌아가지 않는다. 비와 예보가 잦아들어도 지자체가 통제를 해제할 때까지 대피소나 안전지대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