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현실 지침 아님

일곱 번째 해가 뜬 뒤

월요일마다 태양이 하나씩 늘어났다. 일곱 번째 월요일,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는 대신 어느 그림자가 자기 것인지 세기 시작했다.

첫 번째 해가 늘어난 날에는 천문대가 장비 오류를 의심했다. 두 번째 해가 나타났을 때는 전 세계의 카메라가 같은 하늘을 찍고 있었다. 세 번째 월요일부터 사람들은 원인을 묻는 일을 줄였다. 답이 없는 질문보다 암막 천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올랐다.

일곱 개의 해가 뜬 서울 아파트 지붕에서 주민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길어진 그림자를 바라보는 허구 장면 (AI 생성 삽화)
AI 창작 삽화허구 장면일곱 번째 해가 뜬 정오. 옥상 물탱크와 난간은 일곱 방향으로 그림자를 만들고, 주민들은 그 수를 확인한다.생성: OpenAI ImageGen

월요일의 추가분

새 태양은 언제나 정오에 생겼다. 빛이 번쩍이거나 하늘이 갈라지는 전조는 없었다. 11시 59분까지 비어 있던 곳이 12시가 되면 눈을 뜬 것처럼 밝아졌다. 크기는 이전 태양과 같았지만 위치는 달랐다.

두 번째 태양은 동쪽에, 세 번째는 북서쪽에 머물렀다. 네 번째부터는 방향의 이름이 부족해졌다. 방송은 별 대신 번호를 붙였다. 그러나 여섯 번째 주가 되자 화면 속 진행자도 어느 것이 먼저 뜬 해인지 두 번씩 확인했다.

밤은 셋째 주에 사라졌다. 해들은 건물 뒤로도, 지평선 아래로도 내려가지 않았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비추는 빛이 골목과 방 안의 작은 그늘까지 찾아냈다. 냉장고 뒤와 닫힌 장롱 속만이 도시에서 남은 어둠이 되었다.

그림자 검표

사람들은 체온보다 그림자를 먼저 세기 시작했다. 태양이 여섯이라면 그림자도 여섯이어야 했다. 전봇대와 화분, 자전거는 규칙을 잘 지켰다. 사람도 대부분 그랬다.

다섯 번째 월요일, 구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한 명의 그림자가 일곱 개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날 하늘에는 해가 다섯 개뿐이었다. 학교는 아이를 조퇴시켰고, 부모는 모든 커튼을 닫았다. 이틀 뒤 가족은 빈집과 일곱 켤레의 신발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 뒤로 출근 확인은 얼굴이 아니라 그림자 수를 세는 일이 되었다. 회사 로비에는 바닥을 비추는 카메라가 설치됐다. 사람들은 정해진 원 안에 서서 팔을 들었다. 겹쳐 있던 그림자가 벌어지면 관리자는 숫자를 읽었다.

하나가 부족한 사람은 귀가했다. 하나가 많은 사람은 아무도 붙잡지 않았다. 그들이 어느 방향으로 걷는지 지켜보는 사람만 있었다.

그늘의 경제

빛을 막는 물건은 화폐가 되었다. 지하 주차장의 한 칸은 넓은 집보다 비쌌다. 검은 천은 너무 많은 열을 품었고, 흰 천은 빛을 방 안 깊숙이 흩뜨렸다. 사람들은 여러 겹의 회색 천 사이에 빈 공간을 두는 법을 배웠다.

지하철은 종착역에 도착한 뒤에도 문을 열지 않는 시간표를 만들었다. 승객은 그 어둠 속에서 잠을 청했다. 역무원은 한 시간마다 객실을 돌며 손전등을 켰다. 빛을 싫어하는 도시에서 손전등은 질서를 확인하는 도구가 됐다.

일곱 번째 월요일에는 더 이상 추가 암막이 없었다. 건물 옥상마다 물탱크가 말랐고, 아스팔트는 눌린 엿처럼 신발 밑창을 붙잡았다. 사람들은 정오가 되기 전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마지막 태양이 어디에 생기는지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일곱 번째 방향

12시가 되자 일곱 번째 해는 다른 해들 사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발밑에서 떠올랐다. 옥상 바닥이 희게 빛났고, 그림자들이 난간을 타고 위로 솟았다. 도시는 처음으로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오는 빛을 받았다.

그 순간 모든 사람의 그림자는 여덟 개가 되었다. 하나는 몸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않았다. 여덟 번째 그림자는 각자 가장 가까운 계단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아무도 그것을 밟지 않았다. 아무도 먼저 내려가지도 않았다. 옥상마다 사람들은 서 있는 몸과 떠나는 그림자 사이에서 어느 쪽이 자신인지 결정하지 못한 채 정오를 보냈다.

그날 이후 월요일은 오지 않았다. 달력은 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갔다. 하늘에는 일곱 개의 해가 남았고, 계단 아래에는 주인을 기다리지 않는 그림자들이 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