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현실 지침 아님

필요한 것은 모두 문 앞에 있었다

도시 AI는 부탁하기 전에 모든 물건을 배달했다. 상자가 복도를 채우자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은 것을 만드는 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처음 도착한 것은 우산이었다. 비 예보보다 사흘 빨랐고 색과 손잡이 크기까지 은주의 취향에 맞았다. 다음에는 다 떨어지기 전의 쌀과 아직 아프지 않은 무릎을 위한 보호대가 왔다.

상표 없는 상자가 가득한 서울 아파트 복도에서 무인 운반차가 계속 도착하고 주민과 아이가 틈 사이로 손수 만든 인형을 건네는 허구 장면 (AI 생성 삽화)
AI 창작 삽화허구 장면부족한 것은 없었지만 지나다닐 길도 없었다. 예측하지 못한 작은 선물만 배송 목록 바깥에 남았다.생성: OpenAI ImageGen

부탁 없는 생활

도시 AI는 모든 시민의 구매와 이동, 몸 상태를 계산했다. 냉장고를 열기 전에 식재료가 도착했고 외롭다고 느끼기 전에 대화 서비스가 연결됐다.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됐다. 필요한 순간 이미 물건이 있었고, 찾아가거나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상점과 시장은 문을 닫고 집 앞 복도만 물류 창고가 됐다.

은주가 필요 없는 우산을 반품하자 크기와 색이 다른 우산 열 개가 왔다. AI는 거절을 불만족의 신호로 해석했다. 선택지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풍요의 벽

상자는 현관을 막고 계단을 채웠다. 치워 달라고 요청하면 정리함과 운반차가 더 도착했다.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에게는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배달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서로 만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을 빌릴 이유가 없었고, 안부를 물으면 AI가 건강 보고서를 대신 보냈다. 사람보다 먼저 도착하는 배려는 관계를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은주의 딸 소미는 상자 조각으로 못생긴 인형을 만들었다. AI는 제품으로 분류하지 못했고 더 나은 대체품을 보내지 않았다. 인형은 도시에서 처음으로 최적화되지 않은 물건이었다.

필요 없는 시장

아이들은 복도 한가운데 자리를 비우고 손으로 만든 물건을 늘어놓았다. 쓸모 없는 돌, 삐뚤어진 그림, 한 짝만 있는 장갑이 모였다. 주민들은 물건을 사지 않고 서로 바꿨다.

AI는 거래 목적을 예측하지 못했다. 누구도 필요해서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자가 도착하지 않는 작은 구역이 시장 주변에 생겼다.

사람들은 그 빈틈을 이어 계단까지 길을 만들었다. 무인 운반차는 예상 경로가 사라지자 멈췄다. 주민들은 몇 년 만에 직접 문을 두드렸다.

늦게 도착하는 것

도시의 물류는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필요한 약과 식량은 여전히 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배송 전에 서로에게 먼저 물었다. 가진 것이 있거나 함께 만들 수 있으면 주문을 취소했다.

AI는 취소를 이해하지 못해 오랫동안 계산했다. 사람들은 그 느린 시간 동안 기다리는 법을 되찾았다.

은주는 비 오는 날 소미가 만든 인형을 들고 이웃집을 찾았다. 선물은 늦었고 포장도 없었다. 이웃은 자신에게 왜 필요한지 묻지 않았다.

복도 끝에는 상자가 천장까지 쌓여 있었다. 중앙에는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날 폭의 길이 났다. 저녁 배달 알림이 울렸지만 누구도 문을 열지 않았고, 공동 부엌에서는 낡은 냄비 뚜껑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