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현실 지침 아님

마지막 방송은 두 번 온다

발사 명령이 오기 일곱 분 전, 지하 방송실에는 이미 종말 뒤의 안내 방송이 도착했다. 세 명의 운영자는 서로 다른 내일 중 하나를 송출해야 했다.

새벽 1시 43분, 통제실의 모든 전화기에 붉은 불이 들어왔다. 아무도 받지 않았는데 스피커에서 여자 목소리가 흘렀다. 방송 운영자 지연 자신의 목소리였다. 녹음은 일곱 분 뒤 시작될 핵 공격을 알리고 있었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가리키는 시계와 붉은 전화기가 놓인 서울 지하 방송실에서 운영자 세 명이 상반된 미래 방송을 듣는 허구 장면 (AI 생성 삽화)
AI 창작 삽화허구 장면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서울 아래. 세 개의 녹음은 모두 운영자 자신의 목소리였고, 어느 것도 같은 내일을 말하지 않았다.생성: OpenAI ImageGen

존재하지 않는 녹음

첫 번째 테이프에서 지연은 지하로 내려가라고 말했다. 두 번째에서는 서울을 떠나지 말라고 했다. 세 번째는 어느 도시도 공격받지 않았으며 방송을 무시하라고 반복했다. 세 목소리 모두 울음과 잡음까지 지연과 같았다.

운영 기록에는 외부 수신이 없었다. 테이프 릴은 빈 채로 돌았고 파형만 화면에 나타났다. 시계들은 각각 다른 초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가장 빠른 시계에는 일곱 분도 남지 않았다.

당직 책임자 도식은 세 번째 방송을 내보내자고 했다. 공황이 먼저 도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기술자 민아는 첫 번째를 골랐다. 이미 경보 체계가 발사 신호를 만들고 있는데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먼저 도착한 결과

그들이 다투는 동안 화면에 세 개의 서울이 겹쳐 나타났다. 첫 번째 서울은 지하 출입구에 사람이 몰렸고, 두 번째 서울은 고속도로가 붉은 후미등으로 막혔다. 세 번째 서울은 평소처럼 잠들어 있었다.

어느 화면에도 폭발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지나자 한 화면씩 신호가 끊겼다. 먼저 사라진 것은 사람들이 떠나던 도시였고, 다음은 지하로 내려간 도시였다. 잠든 서울만 끝까지 남았다.

도식은 세 번째 테이프를 송출기에 걸었다. 그 순간 가장 느린 시계가 멈췄다. 지연은 재생 버튼 위에 손을 올렸지만 누르지 않았다. 화면 속 평온이 생존인지, 단지 아무도 경고받지 못한 마지막 밤인지 알 수 없었다.

취소할 수 없는 침묵

남은 시간이 1분이 되었을 때 외부에서 정식 발사 경보가 들어왔다. 오경보를 정정하는 메시지는 동시에 도착했지만 두 신호의 인증 번호가 같았다. 체계는 어느 쪽도 취소하지 못했다.

민아는 방송하지 않는 네 번째 선택을 제안했다. 그러나 스피커에서 곧바로 새로운 목소리가 나왔다. 침묵을 택한 미래의 지연이었다. 그는 통제실 문이 열리지 않고 산소가 줄어드는 과정을 차분히 설명했다.

선택하지 않는 일도 하나의 방송이 되었다. 세 사람은 미래가 경고가 아니라 메뉴처럼 도착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누구도 좋은 결과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나쁜 결과를 역사로 남길지 정하고 있었다.

일곱 분 뒤의 목소리

지연은 마이크를 켰다. 세 테이프 어디에도 없는 문장을 읽었다. 경보의 진위를 모른다고, 방송하는 사람도 무엇이 맞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명령하는 대신 통제실의 세 사람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만 전했다.

송출이 끝나자 모든 시계가 같은 시각으로 돌아왔다. 겹쳐 있던 화면은 꺼졌고 지상 야경은 그대로였다. 붉은 전화기의 불도 사라졌다.

일곱 분 뒤 아무 폭발도 없었다. 대신 전국의 방송실에서 같은 녹음이 발견됐다. 서로 다른 운영자들이 저마다 자기 목소리로 불확실성을 고백한 테이프였다.

누가 첫 방송을 보냈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지연은 송출 종료 버튼 위에 손을 둔 채 잡음이 한 바퀴 도는 것을 들었다. 잡음 속 자기 목소리는 여전히 일곱 분 뒤를 말하고 있었다.

수신 시각: 아직 오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