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현실 지침 아님

대피소가 운석을 끌어당겼다

소행성의 충돌 지점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따라 움직였다. 대피소를 채울수록 위험해지는 밤, 도시는 흩어져 함께 사는 법을 찾아야 했다.

관측소 연구원 현우는 충돌 예상 지점을 세 번째로 수정했다. 지도 위의 붉은 원은 산도 발전소도 아닌, 사람들이 모인 체육관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검은 도시 지도 위 여러 대피소 입구로 은빛 운석 궤적이 모이고 중심에는 닿지 않은 빈 원이 남은 허구 장면 (AI 생성 삽화)
AI 창작 삽화허구 장면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이 가장 밝았고, 운석은 그 빛을 따라 방향을 바꿨다.생성: OpenAI ImageGen

움직이는 표적

처음에는 계산 오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체육관에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소행성의 궤도는 조금씩 그쪽으로 휘었다. 사람들이 흩어지면 예상 지점도 흐려졌다.

정부는 대피소 위치를 비공개로 바꿨다. 소문은 더 빠르게 퍼졌다. 안전한 곳을 찾는 군중이 이동할 때마다 하늘의 표적도 도시를 가로질렀다.

현우는 인구가 아니라 밀도가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같은 수의 사람이 넓게 흩어져 있으면 소행성은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혼자 있는 대피

시는 체육관 문을 열어 사람들을 운동장과 골목으로 보냈다. 주민들은 자신들을 내쫓는다고 항의했다. 벽과 지붕이 있는 곳을 두고 바깥에 눕는 일은 대피처럼 보이지 않았다.

현우는 관측 자료를 공개했지만 숫자는 공포를 이기지 못했다. 부모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다시 체육관으로 들어갔다. 하늘의 궤적이 즉시 밝아졌다.

한 교사가 교실마다 가족 한 팀씩 머물게 했다. 창문에 등을 켜지 않고 운동장에는 작은 천막을 바둑판처럼 펼쳤다. 사람은 흩어졌지만 서로를 볼 수 있었다.

비어 있는 중심

도시는 한곳에 물자를 쌓지 않았다. 자전거와 손수레가 음식과 약을 작은 거점 사이로 옮겼다. 의사는 이동했고 환자는 머물렀다.

대형 지하 대피소는 비워 둔 채 문만 열어 놓았다. 소행성이 빈 구조물을 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 주민들은 필요한 순간 잠깐씩 들어가 물건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안전이 장소가 아니라 간격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손을 잡을 수는 없었지만 줄과 등불로 서로의 위치를 표시했다.

지나간 궤도

충돌 예정 시각 한 시간 전, 소행성은 도시 위에서 마지막으로 방향을 바꿨다. 붙잡을 중심을 찾지 못한 궤적은 인구가 없는 산맥 쪽으로 밀렸다.

폭발음은 새벽까지 이어졌고 유리창이 흔들렸다. 운동장의 사람들은 천막 사이를 뛰어다니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이름을 불렀다. 대답이 차례로 돌아왔다.

날이 밝자 체육관 문은 잠긴 채였다. 담요와 물통은 운동장 곳곳에 작은 원을 이루고 놓였다. 하늘의 불덩이는 그 원들 사이를 오래 맴돌다가 강 쪽으로 천천히 기울었다.